회피형 인간들은 모두 이상한 사람들일까?
유명인 키르케고르나 에릭 호퍼, 조앤 롤링, 톨킨, 융, 헤르만 허세, 미야자키 하야오도 회피형 애착 장애를 극복하여 명성을 손에 넣은 사람들이고,
이 책의 저자도 회피형 성향을 지녔던 적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오카다 다카시는 도쿄대에서 철학을 공부했지만 중퇴하고 교토대 의과대학에 다시 들어가 정신과 의사가 된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오카다 클리닉 원장으로 활동하며 정신의학과 뇌 과학 분야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는데 꾸준히 주장하고 있는 '애착 이론'은 청소년 범죄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나타난 여러 환경 변화가 정보 과부하로 인한 애착 관계가 희박해졌으며,
자기애가 강한 현대인의 특성이 회피형 애착 성향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오로지 원래 그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애착 성향은 크게 안정형과 불안정형,
불안정형은 다시 불안형, 회피형, 공포회피형, 미해결형의 4개로 나뉜다.
1. 안정형
2. 불안정형
1) 불안형('포로형'이라고도 한다.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양가형', 예민하게 주변 사람 눈치를 보면서 그들의 마음에 들려고 애씀)
2) 회피형(애착경시형, 주변의 반응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차가운 태도를 보임)
3) 공포회피형(어린이의 경우에는 '혼란형', 주변인들에게 과도한 배려와 친절을 베풀며 친밀함을 요구하면서도, 누구에게도 마음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를 쌓지 못한다는 점이 특징)
4) 미해결형
회피형과 회피성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회피형: 일반 수준의 애착 성향
회피성: 장애 수준의 애착 성향
그 원인 중 하나로 옥시토신 작용의 정도를 이야기하고 있다.
옥시토신 작용이
활발한 사람: 대인 관계에서 적극적, 다른 사람에게 친절, 관대, 공감 능력이 뛰어남, 스트레스나 불안을 억제
활발하지 못한 사람: 타인과 친해지기 어렵고,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과도하게 엄격하고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음
회피형 인간의 특성을 나열해 보면,
- 타인에게 기대를 품을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혹은 인간에 대한 불신감을 갖고 있어서 문제나 사건이 생겨도 자신만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어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없음.
- 만약 자기 한계를 넘는 스트레스나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리면 궁지에 몰려 자신을 소모하며 더 이상 무리라는 판단이 설 때까지 버티다가 갑자기 좌절하고, 괴로운 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호소하지 않고 그냥 도망침으로써 자신을 지킴.
- 어떻게든 참을 수 있을 때는 문제 따위는 전혀 없다는 듯 태연한 표정을 짓지만 두통 등의 신체 증상으로 나타남.
- 슬픈 장면이나 힘든 장면과 마주쳐도 냉정하고 쿨하게 대처할 수 있어서 일이나 취미에 집중이 가능해서 정서적 문제와 얽히지 않는 일 쪽에서 능력을 잘 발휘하는 편임.
-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에서 편안함이나 즐거움을 맛보기 힘들고, 자기를 드러내는 것 자체를 꺼리는 습관이 있음.
- 평소 감정에 의해서 말이 나오는 게 아니라 머리로 생각해서 말을 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친밀하거나 책임 있는 관계를 회피함.
이 책의 저자는 애착이 불안정할수록 미디어에 의존하게 되고,
회피형 인간의 특성 중 하나로
자신의 인생인데도 남 일처럼 여기는 태도와
회피형 인간의 전형적인 심리 중 하나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불쾌해하면서도 거꾸로 칭찬받거나 기대를 한몸에 받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는 것,
상대가 분명히 호의를 품고 자신에게 접근해도 자신은 그런 좋은 평가에 어울리지 않으며 상대가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며,
이 생각의 뿌리에는 자신은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가치관이 깔려 있고
뭔가 의욕을 갖고 일을 했다가 그것이 훗날 잘못되기라도 하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하니 애초에 발을 빼며 스스로에 대한 과소평가로 기회를 날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금욕적인 자기 단련을 통해 인생의 길을 찾아내곤 하며,
스스로 회피를 합리화하는 사고방식으로 전환증상이 있는데,
전환증상은 신체적 증상을 일으킴에 따라 심적 스트레스로부터 도망치려는 행위로,
어떤 일을 하고 싶지 않을 때 발작을 일으키는 등이 이에 해당된다.
전환증상의 사례로 융의 일화가 있는데,
융은 본인의 자서전에서
힘든 과제를 수행해야 할 때마다 발작을 일으킴으로써 하고 싶지 않은 것에서부터 도망쳤던 어릴 적 일화를 통해
정신적인 증상이 고통에서 도망침으로써 생긴다는 것,
그러므로 그 고통과 마주하는 것 외에 진정한 극복은 없다는 것을 체득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도망 쳐봤자 별 수 없다.
아무리 불안해도 뛰어들 수밖에 없다."
회피하는 습관에 빠지면 예기불안을 가지게 되는데,
이러한 사람의 뇌는 불안한 상상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폭로 요법을 통해 이러한 불안이나 공포에 사로잡힌 마음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폭로 요법은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여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하지만
계속 상상하다 보면 별것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너무 쓸데없는 것을
지나치게 걱정하며 살아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일어나지 않을 일을 상상하고 그 불안은 본인이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리고 '이상적인 나와 이렇게 해야 하는 나의 기준을 정해놓고
나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해 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특징을 나열해서 읽어보면,
'도대체 사회생활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다시 하나하나 살펴보면,
학교 혹은 직장에서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저 사람한테 부탁할 바에는 내가 해버리고 말지!'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는가..
그리고
힘든 일과 고민이 생겼을 때 입을 꾹 닫고 혼자 삼켰던 적은 없는가..
또
출근해서 표정 변화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 적은 없는가..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기면서 한편으로는 혼자 충전하는 시간을 간절히 바란 적은 없는가 ..
혹시
무기력한 상태가 지속된 적은 없는가..
무기력한 상태 =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것
무기력한 상태는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것이고,
이 에너지는 마음의 에너지로, 외부 자극과 내부의 심리가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또한,
인격장애의 특징을 8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 회피성 인격 장애(책임감이나 구속, 즉 상처가 두려운 인간)
인간관계에 상대적으로 소극적, 쿨하며 타인에게 일체의 간섭도 하지 않는 성향이 두드러지지만 불안형 애착 성향 동반 시 타인의 반응에 민감하며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며 의존성 경향을 보이는 경우도 많음)
2. 의존성 인격 장애(타인의 반응에 민감한 소심한 인간)
배우자나 자녀에게 지나치게 몰입하여 상대방의 자립을 방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문제 발생, 왕성한 서비스 정신과 배려심이라는 덕목을 활용하여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도 하고 서비스 업종에서 승승장구해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하기도 함)
3. 강박성 인격 장애(지나치게 책임감이 강한 노력가)
4. 자기애성 인격 장애(자기밖에 사랑하지 않는 유아독존형 인간)
5. 반사회적 인격 장애(냉정하게 타인을 착취하는 냉혈한)
6. 분열성 인격 장애(함께 있는 게 즐겁지 않은 고독형 인간)
7. 망상성 인격 장애(친한 사람도 믿지 못하는 감시형 인간)
8. 경계성 인격 장애(양극단을 오가며 자신을 혐오하는 자학형 인간)
실감정증(자신의 감각이나 감정을 잘 모르겠다는 상태, 회피형 인간 특성 중 하나)
인간은 정보가 너무 과도할 때 또는 너무 부족할 때, 정신을 통제당하기 쉽다는 연구 발표가 있다고 한다.
적절한 양의 정보가 주어져야 비로소 인간의 뇌는 주체성을 유지하고 균형감 있는 판단이나 자연스러운 정보처리를 할 수 있다.
즉, 사고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용량에 따라 정보만 처리하는 기계가 아니다.
회피형 인간들은 모라토리엄 기간 끝에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찾아내기도 한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회피형 성향이었던 등의 키르케고르나 에릭 호퍼, 조앤 롤링, 톨킨, 융, 헤르만 허세, 미야자키 하야오 등의 유명인들도 모라토리엄 기간을 거쳐 회피형 애착 장애를 극복하여 명성을 손에 넣은 사람들이다.
모라토리엄이란
유예기간 즉, 중요한 결단이나 행동을 회피한다는 의미로 본격적인 인생이 시작되기 전까지 중요한 것은 결정하지 않은 채
공중에 붕 떠 있는 듯 보내는 기간을 가리킨다.
(에릭슨은 지적, 육체적, 성적인 능력 면에서 한 사람 몫을 하지 않고 의무와 책임을 유예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누군가는 지금 이 모라토리엄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러한 성향은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약물 처방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중증의 우울증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어떤 치료법과 약물의 종류가 아닌 치료자와 환자 사이의 관계의 돈독함의 정도가 효과를 좌우했다고 한다.
따라서 치료 기법이나 약물을 그리 큰 의미가 없고 그 사람의 안전 기지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큰 해결책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었고,
이런 과정을 통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심리요법 중 하나로
대답하지 못하면 안 된다는 시각에서 대답하지 못하는 것도 쓸모가 있다는 시각으로 바꾸는 것인 리프레이밍과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표명하는 것인 코미트 먼트는 목표가 명확하고 구체적일수록 변화를 강화하는 강한 힘을 갖는다고 한다.
"위험을 피하려고 힘들게 찾아온 기회를 포기하거나 인생의 가능성을 좁혀버리면
그것으로 정말 위험을 피했다고 할 수 있을까?
정말 필요한 것은 불안이나 공포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 앞에 과감히 자신을 드러내고 맞서는 게 아닐까?"
도토루커피의 창업자 도리바 히로미치씨의 대인공포증과 적면공포증 극복 사례 중
대인공포증과 적면공포증이 있던 도리바가 어떻게 커피 영업실적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에
"말을 잘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해주었으면 하는 일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라고 답한 구절이 인상 깊었는데,
도리바의 극복 과정을 통해
"수동적인 자세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적극적인 자세를 통해 성공 체험이 쌓여가서
극복의 계기가 된다."는 깨달음을 얻음과 동시에
회피형 인간에 대한 깨달음과는 별개로
'옳은 말 백 마디를 해도 한 마디라도
상대방의 마음을 울릴 수 없다면 굳이 필요한 말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깊은 공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자, 안전기지가 되고 싶기에,
그러기 위한 공감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나 먼저 타인으로부터의 공감이나 배려에 대해
때론 기대보며 안정감을 느끼고, 나 스스로 돌아보고 돌보는 연습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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